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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 1, 선운사, 스테이 앳 템플, 스테이 앳 홈

새우새우새우 2020. 12. 10. 18:14

올해 단풍은 그리 이쁘지를 않네요.

10월달에 비가 한방울도 안 내렸다더니 가뭄때문에 그런지 단풍잎이 말라보이기까지 합니다.

10월30일 선운사 템플스테이를 했습니다.

가을 단풍정취를 물씬 느끼고 싶어 신청했는데 좀 아쉽네요.

보통은 11월 7일 전후가 절정이라고 하는데 선운사에 계신 분들에 의하면 그 때가 되어도 단풍이 마른 상태로 물들거라 해서 옛날같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합니다.

양식을 하는 중이라서 길게 갈 수가 없어 1 night 스테이를 한 건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인지 같은 날 들어온 사람들도 10명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휴식형으로 들어오신 분들이라서 공양할 때만 만나고 거의 개인별로 행동을 했습니다.

저희는 일정대로 진행을 해서 오후 3시에 들어가서, 주의 사항 듣고, 방배정 받고, 옷갈아 입고, 곧 바로 절안내를 받으러 내려갔습니다.

템플스테이 입구입니다.

템플스테이에서 선운사대웅전으로 가는 길에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었습니다.

선운사 경내입니다.

감나무에 감이 탐스럽게 달려있고...

선운사 템플스테이 숙소는 입구에서 선운사를 거쳐 한참 안으로 들어와서 있습니다.

숙소에서 선운사까지는 내를 따라 5~10분을 내려가야 합니다.

많은 절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사찰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안내를 받은 것이 아마 저희 기억에도 처음인 거 같은데 덕분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운사의 대웅전은 대웅보전이라고 하는데 중앙에 모시는 부처님의 좌우에 보살을 모시면 대웅전, 다른 부처를 모시면 대웅보전이라고 하는 것이나,

선운사의 대웅보전에는 석가모니부처를 모시지 않고 비로자나부처를 모셨다는 것이나,

일주문에는 항상 산이름과 사찰이름을 동시에 적고, 그 문을 통과하는 것은 곧 속세를 떠나고 불교에 입문한다는 뜻이라거나,

불佛과 중생衆生, 극락과 사바의 경계, 승과 속의 경계, 세간과 출세간, 생사윤회의 중생계와 열반적정의 불국토가 나누어진다거나,

요새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에 전기시설을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나,

산신각이 아닌 산신당이 모셔져 있고, 명부전이 있는 것도 특이하고 등등...

범종각 옆에 큰 감나무...

절 안내를 받는 중간에 나무에서 우리쪽을 빤히 쳐다보는 고양이 발견

원래는 9층 석탑이었는데 한층이 소실되었다고 하는데 몇 층이 없어진 걸까요?

제 생각은 5층이 없어진 것 같은데....여러분 생각은?

선운사만의 특이한 것이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선운사 대웅전 뒷쪽에 심어져 있는 동백나무군입니다.

동백나무는 두 가지 목적으로 심었다 하는데 하나는 본전 소실을 예방하려는 목적의 방화림으로서, 또 하나는 동백기름을 팔아서 절의 재정에 사용했다고 합니다.

선운사에는 이 동백꽃이 춘삼월에 펴서 겨울동(冬) 동백이 아니라 봄춘(春) 춘백이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또 상사화라고 하는 아주 이쁜 꽃이 지천으로 피는 곳으로도 유명하고.....

꽃무릇이라고도 하고, 석산이라고도 하는데, 상사화하고 꽃무릇은 다른 꽃이고, 정확히 이 꽃은 꽃무릇이라고 합니다.

정진 스님이 보내 주신 꽃무릇 사진들입니다.

안내 후에 바로 저녁공양시간인데 매일 저녁시간이 8~9시였다가 갑자기 6시에 먹으려 하니 밤에 배고플 일이 걱정되었습니다.

뭐 절에 다니면서 공양을 많이 했지만 역시나 맛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김, 된장국, 콩나물무침, 고사리, 물김치 그리고 김치와 감 두조각인데....어느 것하나 맛있지 않은 것이 없고 김치맛은 그야말로 예술입니다.

원래 절음식이 좀 싱거운듯 하잖아요.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보기에도 맛갈스럽고, 실제로도 너무 맛있습니다.

원래 제가 소식을 해서 반공기도 제대로 안 먹는데 아마 공기에다 푸면 한공기는 족히 되었을 겁니다.

당근 순식간에 먹어치웠지요.

마침 바나나까지 주길래 밤참용으로도 두어개 챙겨놨는데 공양중에 안내보살님이 "밤이 아주 깁니다" 하면서 또 하나씩 챙겨주시더라고요.

정말 맛있게 공양을 하고 나오니 어둑 어둑 합니다.

내를 따라서 올라가야 하니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산사의 밤은 역시 써늘하더이다.

7시 40분에 스님과의 차담이 있어 별실에 차려진 차방에서 대구에서 온 두 젊은 커플, 그리고 우리 나이든 커플하고 스님 이렇게 다섯명이서 오붓하게 황차(黃車, 녹차를 발효해서 만드는)를 들며 스님들이 고기를 못 먹게 된 이야기, 또 스님이 지나온 사찰에 대한 이야기, 지장보살에 대한 이야기 또 사는 이야기를 구수하게 늘어놓으시는 스님얘기로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